Red Ro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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札幌に行きましょうかー

몽치(@mongchi_cmcm)님 타로 커미션


삿포로에 갈까요?


두 사람은 겨울 여행지에서 마주칩니다. 우연적인 만남을 뜻하는 카드가 나온 걸 보니, 에이스와 유우 모두 여행지에서 그리운 얼굴을 마주하게 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던 모양입니다. 에이스는 친구의 아르바이트를 도와주고 있었습니다. 삼 일간 직원용 산장에서 머무르며, 고객들의 불편을 살피고 산장을 정비하는 아르바이트예요. 에이스는 산장으로 겨울 여행을 온 다정한 커플들을 보면서, 원인 모를 질투심과 착잡함에 하루하루 투덜대고 있었습니다. 카드를 보아하니, 에이스는 뒤늦은 자각 이후 유우에게 자신의 마음을 허락받지 못 한 모양입니다. 전체적으로 어둡고, 후회스러우며, 솔직하지 못했던 과거의 자신을 꼴사납다고 여기고 있네요.

그런 에이스에게 다시 한 번의 기회를 주려는 듯, 어느 날 유우가 겨울 산장에 방문합니다. 근처에 볼일이 있어 들렀다가, 머물 곳을 마땅하게 찾지 못 해 급히 이틀간 묵게 된 모양입니다. 이렇게 된 김에, 겨울철 사우나도 즐기며 산장 여행을 제대로 즐길 계획이었어요. 그러나 유우는 털모자를 눌러 쓴 채 자신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는 에이스를 발견하고 눈을 질끈 감습니다. 아무래도 마음 편한 여행은 물 건너간 것 같아요. 유우는 이 때도 에이스에 대한 마음을 떨치지 못했습니다. 미약하지만 아직 남은 짝사랑의 잔재를, 유우는 어떻게든 치우려고 애쓰고 있네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유우가 머물던 산장의 보일러가 고장이 나는 바람에 유우는 냉기에 밤잠을 설쳐야 했어요. 이놈의 산장은 절대 다시 오지 않겠다고 이를 부득부득 갈 때쯤, 에이스가 공구 상자를 들고 유우의 숙소에 방문합니다. 에이스는 유우를 본체만체하며 유우가 불평했던 보일러를 뚝딱 고치기 시작해요. 어색한 침묵 속, 가끔 서로 부딪히는 공구 소리만이 들려 옵니다. 생각해 보면 고백 한 번 거절당했다고 이렇게 나빠질 사이가 아니었는데,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긋났는지 유우도, 에이스도 짐작 가지 않습니다. 둘은 정말 친한 친구였고, 앞으로도 그럴 줄 알았어요. 친구 이상의 관계가 되지 않아도, 지금까지 함께 해 온 시간이 있으니 충분히 금 간 마음을 메울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고, 결국 에이스와 유우는 졸업 이후 몇 년간 소식도 모르고 살다가 다시 서로를 마주 하게 된 거예요. 여러모로 운명의 장난이 잔인하게 느껴집니다.

형식적인 안부 인사. 그저 직원과 손님이라는 관계성에 어울리는 문답. 그렇게 긴장감이 유우의 목을 졸라 올 때쯤 보일러의 수리가 끝났고, 에이스는 유우에게 남은 시간 편안히 머물다 가라는 인사조차 제대로 하지 못 한 채로 거실을 가로지릅니다. 이대로 현관문을 열고 나가면, 그렇게 피하고 싶었던 과거에서 벗어날 수 있어요. 그렇게 생각했으나…. 에이스를 마주한 것은, 열리지 않는 현관문과 헛돌아 가는 손잡이뿐이었습니다. 에이스는 그 순간. 먼 옛날 유우를 처음 만났을 때처럼 하아? 하고 얼빠진 소리를 내고 말았어요.

원인은 간밤에 온 함박눈입니다. 지붕에 쌓여 있던 눈이 한 번에 떨어지며, 현관문 앞을 가로막은 거예요. 에이스가 급하게 무전을 쳐 보지만, 눈을 전부 치우려면 반나절이나 걸린다는 답변만이 돌아옵니다. 에이스는 눈을 질끈 감습니다. 다시 눈을 뜨면 이 모든 것이 꿈이기를 바라면서…. 하지만 다시 눈을 뜬 에이스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얼굴이 벌게진 유우였어요. 눈에는 눈물이 그렁한 채로, 에이스를 노려보고 있었습니다. 당황한 에이스가 유우를 부르기도 전에, 유우는 그대로 방에 들어가 문을 세차게 닫아버렸 어요.

사실, 유우는 에이스를 만나 조금 안도하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살가웠던 옛날처럼 둘의 관계를 돌릴 수 있지 않을까. 하고요. 유우는 학창 시절 내내 에이스에게 의지했었고, 그것은 학교를 졸업했다고 해도 쉽사리 잊을 수 없는 감각이었어요. 에이스는 늘 귀찮다고 투덜대면서도 유우의 일이라면 발 벗고 나섰고, 유우의 칭찬을 듣고 싶어 매번 유우의 곁을 맴돌며 그의 공적을 자랑했습니다. 그랬던 그가 지금은 자신의 시선조차 싫다는 듯 고개 를 숙이고, 장난 따위 하나 걸지 않는 모습이라니…. 유우가 알던 에이스의 모습은 한 톨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만큼 자신이 에이스에게 잘못한 것이 있는 지 묻고 싶어요.

그렇게 몇십 분이나 지났을까. 에이스는 조심스레 유우의 방문을 두드립니다. 에이스가 기억하는 유우라면, 지금 즈음 혼자서 온갖 안 좋은 생각을 하고 있을 테니까요. 예전부터 그랬어요. 가끔 자신보다 한참 어른스러운 유우를 바라보고 있자면, 에이스는 유우가 정말 자신과 동갑내기인 아이가 맞는지 궁금해지곤 했습니다. 어울려 놀다가도 때때로 혼자 다른 세상을 사는 것처럼 외로워하던 유우의 모습을, 에이스는 어른이 된 지금도 기억해요. 학교를 졸업하고, 원더랜드에 어엿한 사회인으로서 자리 잡은 지금은 그 때와 많이 달라졌으리라 생각했는데, 방 안에 콕 틀어박힌 채 나오지 않 는 모습을 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았던 모양입니다.

굳게 닫힌 유우의 방문을 열어젖히는 것, 학창 시절에는 차마 할 수 없었던 행동을 에이스는 이제 실행할 수 있습니다. 더 이상 유우가 자신에게 다가오기만을 기다릴 순 없어요. 지금의 행동이 유우와의 영원한 결별을 불러 일으킨다고 해도, 에이스는 지금 자신이 느끼고 있는 것을 유우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에이스는 방바닥에 털썩 주저앉고는, 유우의 물기 어린 눈을 응시합니다. 침대에 걸터앉은 채로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유우의 모습은 에이스가 이제껏 보지 못 한 모습입니다. 그 풍경에 에이스는 심장 한구석이 서늘해지면서도, 자신이 알고 있는 유우의 모습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다는 사실에 조금 기뻐져요. 에이스는 유우의 손을 잡고 유우를 달랩니다. 그렇게 울면 내일 완전 붕어가 되어 버릴 것이라는 둥, 자신은 유우를 만나 기뻤다는 둥…. 약간의 장난과 진심을 섞으며 이야기를 이어나가다 보면, 어느새 유우 또한 에이스의 손을 힘주어 잡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 그것을 인지한 순간, 에이스는 가슴께에서 열이 확 올라오는 것이 느껴집니 다. 한창 짝사랑을 하던 남자 고등학생처럼요. 답지않게 몇 번 말을 흐리던 에이스는 자그마한 목소리로 유우에게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습니다. 일종의 고해성사처럼도 느껴지는 실토. 그간 유우를 좋아했었고, 따라서 오늘 만나 기쁘다는 그 한마디. 유우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이자, 에이스가 지난 몇 년간 가슴 속에 묻어 두고 있었던 고백입니다.

그 한마디가 뭐가 그렇게 어려웠을까요. 한바탕 이야기를 마친 두 사람은 부엌에서 함께 차우더를 만들며 관계를 회복합니다. 정말 옛날로 돌아간 것 처럼 서로에게 장난도 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요. 에이스가 보일러를 고쳐 준 덕에, 유우는 어제와 달리 훈훈한 저녁을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비록 현관문은 굳게 닫혀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처지이지만, 유우는 감히 그 이상의 사건을 바라보아요. 이 순간에 머무르고 싶습니다. 에이스의 손을 잡고 있는 이 순간에도 불안하기 그지없어요. 함박눈이 그치면 한겨울의 마법이 풀릴까 봐, 또 내일 아침이 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 에이스가 자신을 떠나버릴까 봐. 그런 유우의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 에이스는 밤새 유우의 곁에 머물러 주었습니다. 각방을 쓸 수 있었는데도, 침대가 아직 데워지지 않았다며 유우의 곁으로 이불을 비집고 들어오는 게 아니겠어요. 괜히 덥다며 투덜대면서도, 유우는 에이스로부터 신뢰와 안정을 느낍니다. 치기 어렸던 시절 느꼈던 단순한 호감과는 또 다른 감정이에요. 유우는 에이스의 색색거리는 숨소리를 들으며, 이곳이 낡은 기숙사가 아닌, 산장인 것도 잊을 만큼 단잠에 빠져듭니다.

다음 날 아침, 두 사람은 해가 중천이 되어서야 일어났어요. 어제 새벽까지 못다한 이야기를 나눈 탓입니다. 그것도 눈을 다 치운 직원이 산장의 문을 열어 둘을 깨운 덕이었지만요. 직원은 에이스를 보자마자 잔소리를 퍼붓기 시작합니다. 아무리 갇혔다지만 손님방에서 팔자 좋게 자고 있으면 어 쩌냐는 이야기부터, 무사하다는 문자 한 통은 보냈어야 하는 거 아니냐는 걱정까지…. 에이스는 그 모든 잔소리를 적당히 웃어넘기면서, 유우에게 살짝 윙크합니다. 그제야 유우는 눈앞의 에이스가 자신이 알던 장난꾸러기와 동일 인물이며, 해가 뜨고 낮이 찾아왔음에도 이전처럼 자신을 떠나지 않을 것임을 확신했어요. 비록 여의찮게 찾아온 산장이지만, 이 순간만큼은 오길 잘했다고 생각하며 배시시 미소 지을 수 있었습니다.

이후, 에이스와 유우는 새롭게 겨울 여행을 계획해요. 이번에는 정말 두 사람이 함께하는 겨울 여행입니다. 에이스가 일하던 곳도 좋고, 전혀 다른 곳도 좋고…. 둘이 함께라면 어디든 좋아요. 여행에서 하고 싶은 것도, 먹고 싶은 것도 전혀 달라 계획을 짜는 내내 도통 조용할 날이 없지마는 유우와 에이스는 마냥 즐겁습니다. 이제는 서로에게 솔직해지기로 약속한 만큼 부딪힐 일이 더 많겠지만, 이 또한 에이스의 마법과 유우의 마술로 어떻게든 해결될 거예요. 유우는 그렇게 생각하기로 다짐합니다.


그날 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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