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Rose
Prefect
열섬의 지대

춘자(@SWERVINSEA)님 글 커미션


목덜미를 할퀴는 머리카락의 선단과 검붉은 사랑의 형태로 꿰뚫린 귓볼. 굴곡진 눈매가 발음하던 순수하고도 앳된 친애. 그러나 우울을 닮은 검은 이면만큼은 알 수 없기에, 마치 트럼프의 미지未知를 닮은 이. 유우. 그는 에이스의 오랜 난제였다. 붉은 시선 위를 떠나지 않는 유구한 인영. 우정의 산물이라 명명할 수 없는 저열한 불만과 온몸의 피가 역류하는 것만 같은 아찔한 감각. 아득한 수평 너머를 목도한 듯 이지러지는 뇌리에도, 심부에 상흔처럼 남은 불가해의 이질감. 두근, 두근, 두근……. 육신의 말단에서부터 타고 오르는 감각은 신열⾝熱과도 같았다. 유우를 응망하던 에이스의 모든 순간은 열섬의 지대였다. 책략과 계산으로는 도무지 예측할 수 없는 생경한 감정. 부단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온종일 골몰할 수밖에 없는 것. 수많은 일상과 친애의 언어 속에 파묻혀 있던 와일드카드. 사랑. 미지와 신비를 장악하던 그가 정복할 수 없는 단 하나의 판. 비로소 동일한 선상에서 마주하는 두 사람은, 마침내 사랑과 망각이 팽배하는 무대의 막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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