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Ro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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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 lemon candy

몽치(@mongchi_cmcm)님 타로 커미션


첫 키스는 레몬 사탕 맛이 난다며, 정말로?

첫 키스를 하게 된 경위

단순히 ‘키스’를 ‘입과 입이 맞닿는 행위’라고 정의한다면, 둘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에요. 이전에 이미 입술을 맞댄 적이 있습니다. 문제는 그것이 레몬맛의 상큼한 첫 키스라기보다는, 입안에 감도는 비릿한 피 맛과 눈앞에 별이 떠다니는 충돌 사고에 조금 더 가까웠어요. 이 충돌 사고를 결단코 첫 키스라고 기억하지 않겠다는 에이스의 집념이 있었기에, 에이스와 유우는 분위기 좋은 장미 정원에서 다시 기회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깃털을 삼킨 듯 간질간질한 마음을 애써 누르고, 조심스럽게 유우의 손을 잡습니다. 유우 또한 에이스와 같은 마음인지, 좀처럼 시선을 가만두지 못하고 이리저리 눈을 굴려요. 그러다 결국 꼭 감아 버리는 것이, 이럴 때만큼은 영락없는 또래 여자아이 같다고 생각합니다. 평소에는 그렇게나 아득하게 어른스러워 보였는데 말이에요.

키스할 때의 상황

‘저번처럼 갑자기 부딪히면 안 돼. 그때 코피 나서 한동안 고생했단 말이야.’ ‘어, 언제 적 이야기를 하는거야.’ 그건 하루빨리 잊어 달라며 투덜대던 에이스가 조심스레 유우와의 거리를 좁혀, 입술을 머금은 것은 순식간의 일이었습니다. 응. 하고 유우가 가볍게 어깨를 움츠리면, 에이스는 장갑을 끼지 않은 손으로 유우의 손을 더욱 파고들어 손깍지를 껴요. 크기는 비슷 하다만 잦은 운동으로 굳은살이 단단히 박인 것이, 영락없는 남자아이의 손이라 유우는 한껏 얼굴에 열이 오릅니다. 달큰한 립밤의 향이 코를 간질이는 한편, 축축한 혀가 유우의 건조한 입술을 한 번 쓸고, 그대로 입술 사이의 틈을 파고듭니다. 유우로서는 처음이라고 할 수 없는 키스지만, 매번 에이스와 키스할 때마다 심장이 두근거리고 맙니다. 에이스가 자신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자신을 대하는 태도에서 고스란히 알 수 있기 때문이에요. 평소의 한없이 장난스러운 모습이 모두 거짓말 같이 느껴져요.

키스할 때, 에이스의 심정

버석한 유우의 입술을 한 차례 훑고, 더운 숨을 들이쉬며 고개를 가로 틀어 더욱 깊숙이 유우를 탐닉합니다. 유우가 눈을 꼭 감고 있는 것은 마음에 들지 않지만, 평소 유우의 성격을 생각해 본다면 뜨고 있는 것도 이상할 거예요. 유독 어른스럽고, 눈이라도 돌린다면 금세 어딘가로 떠나 버릴 것 같은 여자아이. 에이스는 그런 유우를 붙잡아 두고픈 충동을 느꼈습니다. 그러나 유우를 붙잡기 위해 애써 노력하는 것은 별로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니까. 그런 건 에이스의 능청스러운 성격과 맞지 않으니까…. 유우가 자신의 덫(Trap)에 걸려들어 주기를 바랍니다. 이 키스가 유우를 이끄는 미끼 중 하나가 되기를, 자신 또한 그럴 것이니 유우도 이 순간을 소중하게 생각해 주길 바라요.

키스할 때, 유우의 심정

에이스 키스 왜 이렇게 잘해?! 쿵쿵 울리는 심장과 함께 유우의 머릿속 에는 한 문장만이 가득합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에이스와의 키스가 처음은 아니니까요. 하지만 매번 입을 맞출 때마다, 손을 맞잡고 그의 온기를 느낄 때마다 그 능숙함에 당황하고 맙니다. 이번에는 당황하지 말아야지, 너무 천덕꾸러기처럼 보이지 말아야지. 하고 다짐해도 귓가에 속삭이는 에이스의 목소리 한 번이면 하. 하고 기가 찬 숨을 내뱉고 말아요. 혀가 질척이며 뒤섞이는 소리가 머릿속을 울립니다. 어느덧 가빠지는 호흡에 어깨가 절로 움츠러들고, 옷 너머로 맞닿은 가슴이 빠르게 오르내려요. 혹시 에이스도 루프를 하는 것은 아닌지, 그게 아니면 이렇게 키스를 잘할 리가 없습니다. 여러모로 당황하는 기색이 짙어요.

키스하는 장면을 들켜버렸다! 누구에게?

그러던 중, 부스럭, 하는 소리와 함께 인기척이 들립니다. 당황한 유우가 그대로 입을 닫아버리는 바람에, 유우의 입 안에 있던 에이스의 혀가 그대로 씹히고 말았어요. 악 하는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둘은 트레이와 마주 합니다. 어쩐지 당황한 것처럼 보이는 유우와, 입을 부여잡은 채로 눈물 한 방울을 찔끔 흘리고 있는 에이스. 트레이는 그 둘을 빠르게 번갈아 보아요. 트레이가 상황을 파악하고, 안경을 바로 고쳐 씁니다. 설마하니 진귀한 광경을 보게 될 줄은 몰랐네. 트레이의 진중한 목소리에, 에이스는 혀가 씹힌 아픔도 잊고 딸꾹. 하고 숨을 삼켜요.

키스 장면을 목격한 사람의 반응은?

트레이는 짓궂은 미소를 짓습니다. 그가 하츠라뷸에 재학하는 삼 년 동안, 기숙사에서 온갖 사건을 마주했으니까요. 리들 몰래 규칙을 어기는 것부터, 외부인을 기숙사로 몰래 들여 애정 행각을 하는 것도 빈번했습니다. 한창 혈기 왕성할 때의 남자 고등학생들은 가끔 상상 밖의 일을 저지르기도 했고, 트레이는 그럴 때마다 못 본 척 넘어가곤 했습니다. -물론, 리들에게 들키기 전에 ‘원만하게’ 해결했지만요.- 그러나 이번 경우는 그냥 지나치기 어려울 예정입니다. 무엇보다 천방지축 에이스의 약점을 잡았다는 사실이, 트레이의 눈을 빛내기에 충분해요. 친근하게 미소 지으며 이 녀석들. 하고 꾸중하지만, 안경 너머의 눈은 장난스럽지 않습니다. 그걸 알기에 에이스는 시선을 피하기 급급한 거겠죠.

들켜버렸다! 에이스의 반응

여러모로 머릿속에 비상등이 켜졌습니다. 물론 트레이 클로버가 이걸 고대로 리들에게 일러바칠 위인은 아니지만, 트레이가 저렇게 히죽이며 웃을 때는 일이 편안하게 흘러간 적이 없으니까요. 아직도 얼얼한 혀를 몇 번 내두르고는, 최대한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굴기 바쁩니다. 앞으로의 원만한 학교생활을 위해서는 최대한 트레이에게 책잡히지 않고 지나가는 것이 상책. 트레이가 무얼 하고 있었느냐는 질문에도 유우에게 장미 정원을 안내해 주고 있었다고 재주 좋게 둘러대요. 유우의 등을 쿡 찌르며 어서 자기 말에 동의하라고 하는 것은 덤입니다.

들켜버렸다! 유우의 반응

유우는 에이스의 반응에 오히려 더 놀랐어요. 참 나. 이럴 때 보면 영락 없는 어린애 같다니까. 에이스의 은밀한 -아무리 그래도 트레이에게는 모두 보일 텐데- 메시지를 수신하곤,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 전부입니다. 어쩜 저렇게 팬케이크 뒤집듯 분위기를 휙휙 바꿀 수 있는지 모르겠어요. 어느 면이 앞면인지 좀처럼 판가름하기 어렵습니다. 잘못 뒤집었다가는 조커를 뽑아 버릴 것 같은 얕은 긴장감을, 유우는 에이스를 대할 때마다 늘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그 장난스러운 미소에 번번이 넘어가 주는 자신을 보면, 아직 에이스를 좋아하고 있고, 이번에도 새롭게 에이스를 좋아하겠구나. 하고 깨닫고야 마는 것입니다. 키스 장면을 트레이에게 들키는 것은 유우에게 걱정거리도 아닙니다. 유우는 하츠라뷸의 기숙사생도 아니고, 트레이가 이 일로 자신에게 무언가를 요구해 올 위인이 아님을 잘 알고 있거든요. 에이스보다는 당당하게 트레이를 마주하네요.

그 이후, 첫 키스의 후기

트레이는 그런 둘을 번갈아 보더니, 너털웃음을 짓습니다. 애정 행각은 좋지만, 이렇게 들키기 쉬운 곳에서 하면 손해라고 조언 아닌 조언을 해 주어요. 떠나가는 트레이의 뒷모습을 보며, 유우는 에이스의 발을 쿡 밟습니다. 남자애가 쫄기는. 분위기를 잡겠다며 자신을 장미 정원 깊숙한 곳으로 데려온 건 에이스면서, 쩔쩔매는 모습을 보니 맥이 탁 풀리는 거 있죠. 하여간 암만 어른스러운 척해도 어린애라니까. 유우는 입 안에 은은하게 느껴지는 체리 맛을 곱씹으며 먼저 장미 정원을 벗어나요. 에이스는 그런 유우를 허둥지둥 쫓아오느라 바쁩니다. 에이스는 이 열기와 장미 향 가득한 순간 또한 잊고 말 것입니다. 기억하는 것은 유우만의 몫입니다. 오직 유우만이 이 순간에 여전히 붙잡혀(Trap)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둘은 언젠가 다 시 장미 피는 오월에 누구보다도 달콤한 첫 키스를 나눌 거예요.

추가질문

Q. 이후 이 사건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A. 트레이의 입단속으로 다행히 둘의 첫키스가 외부에 퍼지는 일은 없었어요! 한동안 에이스가 트레이의 눈치를 살펴야 했지만…. 그건 유우가 상관할 바가 아닙니다. 먼저 유우를 장미 정원으로 데려간 건 에이스니까요. 유우는 장미 정원에 간다면 다른 학생들에게 들킬 것이라고 미리 조언까지 했구요. 애인 말 안 듣더니 쌤통이다라며 괜히 혀를 삐죽 내밀며 약올리기도 했다네요.

Q. 이후에 리벤지를 하나요?
A. 리벤지라고 해야 할까요…. 트레이에게 걸릴 뻔한 것이 워낙 에이스에게 있어서 트라우마였는지, 다음부턴 키스를 길게 하지 않아요. 가벼운 버드 키스를 하던가, 입을 제대로 맞추더라도 그 시간이 확연히 짧습니다.
서로의 숨을 공유하고, 손을 얽어쥐며 입안을 탐할 정도의 짙은 키스는 낡은 기숙사라던가 아예 인적이 드문 곳에서 하기로 암묵적인 룰이 생겼네요.
에이스가 이렇게 남의 시선을 신경 쓰던 애였나…. 유우는 잠깐 생각에 빠지다가도 에이스의 체리빛 눈 안에서 소유욕이 일렁이는 걸 보곤 잠자코 눈을 감습니다. 그래, 이런 점이…. 눈 깜빡할 사이에 빌런이 되는 면모를 유우는 사랑스럽다고 생각해버린거에요.
 
Q. 이 세계관에선 둘이 연인이 돼버렸는데(…) 고백은 누가 하게 된 걸까요?
A. 고백한 건 에이스에요! 아무래도 유우는 매번 수락하는 입장이 될 수밖에 없네요…. 노을이 유독 붉던 날, 낡은 기숙사로 유우를 데려다주던 에이스가 지나가는 말처럼 툭 던져보았다고 해요.
에이스에게 필사적인 고백이라던가 하는 건 어울리지 않으니, 그 나름의 노력이었을 겁니다. 그런 여유만만한 태도를 유지하려하는 게 괘씸하기도 하지만…. 그 때 에이스의 귀가 잔뜩 붉어진 걸 발견해버렸으므로, 유우는 고개를 끄덕였어요.
에이스는 100%, 유우같이 어른스러운 애라면 농담으로 받아들이고 넘겨버릴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유우가 수락해줘서 되레 자신이 깜짝 놀랐다네요.

냐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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