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Rose
Prefect
경계의 횡단

춘자(@SWERVINSEA)님 글 커미션


무궁하게 반복되는 생에서 살을 꿰뚫는 치장은 무용하다. 억겁의 회귀를 홀로 감내하며, 뇌리를 으그러뜨리는 권태와 훼손된 살점은 비례적으로 차오르기에. 청산할 수 없는 저주는 유우의 삶을 가장자리에서부터 침범하고, 무수한 선택을 차근히 내버리도록 종용한다. 그렇기에 희망의 동의어를 발음하던 그에게 바친 애정 역시 체념의 형태로 굳어진다. 그러나 망각이 육신의 상흔마저 도려낼 수는 없으니, 기억의 잔재는 그에게 명백한 영향을 미친다. 유구한 체온의 부재는 근간조차 불분명한 불만을 낳고, 익숙한 친애 사이 간과하던 감정을 목도케 한다. 시선의 귀결이 늘 너에게로 맺어지던 이유. 도려낼 수 없는 일상의 형태가 되어, 존재의 자취를 되짚게 되던 이유. 친우親友라는 정의로는 결코 해명할 수 없는 갈증. 붉은 트럼프의 주인은 마침내 오랜 추종의 본질을 깨닫는다. 나는 아주 오래전부터 널 찾아왔던 것일지도 모른다고. 망설임의 불식과 경계의 횡단을 고대하는 것. 그것이 에이스가 선언하는 사랑이다.
그러니 유우, 너는 내게 한 걸음만 다가오면 돼.

구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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